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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개발자 5년 기록 - 세 번째 회사를 퇴사하며

by 상5c 2024. 11. 24.

개발 경력이 만으로 5년이 되었고, 세 번의 퇴사를 경험했다.

사실 이렇게 짧게 여러 회사를 다닐 줄은 몰랐다. 나는 잘 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아쉬운 점들을 위주로 기록해본다. 잘한 점은 언젠간..

첫 회사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제일 중요한 건 개발자로서 가치있게 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장애가 나면 들리는 대표님의 고성, 강제 야근.. 회사에서 내 능력 밖이라고 생각되는 일들이 자꾸 생겼다. 다양한 이벤트가 있었다. 회사라는 큰 기계의 작은 톱니바퀴 하나라고 느꼈고, 퇴사를 결심했다.

휴식

회사원으로써 충실한 시기를 보냈는가? 나는 진짜 최선을 다하고 퇴사했는가? 그 안에서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 순 없었을까? 그 당시엔 최선을 다했지만, 더 잘 할 수 있었기에 당당하게 맞다고 답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 나와의 싸움이 시작됐다.

개발자 스스로의 만족감은 포기해야만 하는가? 개인의 성장, 직업 만족감 이 것들은 허상인가? 이 것들은 내가 만들 순 없었는가? 수동적인 태도로 슈퍼맨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아닐까. 답이 없는 고민이었고 휴식 기간동안 직업을 바꿀까 고민만 백번은 한 것 같다.

돈을 받았으면 프로의 자세로 회사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맞다. 최선을 다하되, 아니라면 떠난다. 돌아보면 이 시기가 지금의 나에게 엄청난 힘이 되었다.

두 번째 회사

회사는 이상과 거리가 멀다는 현실을 직시했다. 하지만 어떤 회사를 가야할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딱 하나 마음을 정했다. 어디를 가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한다. 떠날 때 모두 타버려 재가 된다고 해도, 나를 불태워보자. (2년만에 탈 줄은 몰랐지만)

여기서 나는 기술을 좇았다. 회사와 동료를 제대로 존중하며 회사생활을 하지 못했다. 신기술, 메인 스트림에 속하는 기술을 경험하고 도입하고 싶었다. 좀 더 인간적인 면모로 동료들을 대했다면 어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세 번째 회사

한 마디로 시야가 넓어졌다.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해봤다. 비즈니스에 대해 전혀 관심도 없다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회의도 참여해보고, 조직의 문화, 개인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엄청 많은 고민을 해봤다.

작게나마 주변 사람들을 리드해보고, 일정에 대해 관리해보고 리더쉽이 뭔지 고민하고 경험해본 것 같다. 리더는 슈퍼맨이 아니다. 원 맨 캐리는 불가능에 가깝다. 슈퍼맨이 되려고 하면 조직이 망한다. 객체지향적으로 적절한 역할과 책임을 만들고 위임해야 한다. 그럼 위임은 누구한테 해야하는가? 어미새를 기다리는 아기새만 가득하면 조직이 망한다. 적당히 나서줘야 한다. 프로 직장인은 어떤 모습인가를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작게나마 리드 경험을 해보고 느낀 점은, 팔로워십이 중요함을 느끼고 반성했다. 나는 팔로워십을 갖고 있는가? 진실로 내 위치에서 충분히 노력하면서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는가? 내가 지금 당장 리더가 되면 어떤 일부터 할 것인가? 그 일은 지금 할 순 없는가?

리더를 한 번씩 해보는 경험이 있으면 더 단단한 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리더에게 바라는 점, 팔로워에게 바라는 점을 서로 알게 되면 더 단단한 팀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하는거 아닌데” 라는 마인드 말고 “저럴 때 이런거 해주면 좋던데” 하는 것들을 고민하고 배우면 좋겠다.

 

마무리

못한 것들만 기억에 남는다.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사람에게는 각자가 가진 에너지 양이 있다. 노력하는 사람은 빨리 지치기 마련이다.

노력하되 욕심내지 말 것, 에너지를 조절해서 소모할 것, 어떠한 경우에도 상대를 존중할 것.

네 번째 여행에서도 부끄럼 없이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기를.

냉철하고 이기적인 커리어 관리 그런건 잘 모르겠고 못한다. 그냥 내가 가는 이 여행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자.

 

마지막으로 읽을 거리를 남긴다.